올해의 'top gun'에 이우범 대위
【서울=뉴시스】
올해 최고의 공중사격 사수를 뽑는 '2007 보라매 공중사격대회'에서 공군 제19전투비행단 155전투비행대대 소속 이우범 대위(29.공사49기.주기종 : kf-16)가 '하늘의 제왕, 탑건(top gun)'에 등극했다.
이 대위는 지난 10월17일부터 26일까지 실시된 '2007 보라매 공중사격대회'에 출전해 공대공 부문에서 만점을, 공대지 부문에서도 908점(부문별 1000점 만점)을 획득해 2위를 무려 114점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3년차 kf-16 조종사로 주기종 402시간을 포함해 총 770시간의 비행시간을 기록하고 있는 이 대위는 보라매사격대회 두 번째 출전 만에 내로라하는 선배조종사들을 제치고 '최연소 kf-16 탑건'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특히 이 대위는 지상 7km 상공에서 시속 1000km(마하0.9)로 비행하면서 지상표적의 정중앙으로부터 1.5m안에 폭탄을 명중시키는 신기에 가까운 사격솜씨를 보여줬다.
이 대위는 많은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한 29살의 젊은 탑건이지만 이미 오랫동안 탑건과 특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04년 f-5e/f에서 kf-16으로 주기종을 전환한 이 대위의 훈련교관은 바로 2004년 탑건 허근호 소령. 허 소령은 전환훈련 내내 "f-16같은 고성능 전투기는 감(感)이 좋은 조종사보다는 철저히 연구하는 조종사가 비행을 잘할 수밖에 없다"며 비행연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고 한다.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 이 대위는 대대에서도 가장 열심히 연구하는 조종사가 됐고, 결국 스승의 뒤를 이어 탑건에 오르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또한 이 대위가 속한 155전투비행대대는 공군에서 손에 꼽히는 사격의 명가(名家)다. 지난 1997년 kf-16대대로 재창설된 이후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8회 출전(2002년 대회 미실시)하는 동안 종합 최우수만 4회, 종합 우수도 2회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탑건 역시 2명이나 배출해 냈다.
올해 초 비행단 자체 사격대회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한 바 있는 이 대위는 만장일치로 대대원들의 추천을 받아 사격 명가의 대표로 나서게 됐다. 그리고 탑건이라는 개인적인 영예는 물론, 대대를 역대 5번째 종합 최우수로 이끄는 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전투조종사가 폭탄을 투하하기 위해 강하를 시작하고 조준을 도와주는 비행정보 제공 장치를 보며 발사 버튼을 누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수초.
전투기의 순간 속도와 강하 각도, 투하 고도와 바람의 영향 등을 본능적으로 조절하는 조종사의 모든 감각이 총동원 돼야만 정확히 목표물을 명중시킬 수 있다. 즉 타고난 '사격감각'이 필요한 셈이다.
하지만 이 대위가 탑건이라는 최고의 자리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감각에만 의지하지 않고 끊임없이 준비하고 연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비행후 항상 비행영상기록장치(avtr : airbone video tape recorder)로 자신의 비행경향을 분석하는 한편, 가상의 상황을 설정해 끊임없이 이미지 트레이닝을 실시함으로써 대처능력을 보완해 나갔다.
그 뿐만 아니라 비행 전에는 반드시 전반적인 기압골과 상층풍을 꼼꼼히 확인하는 등 매 순간마다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마음가짐이 오늘의 그를 있게 했다.
"아직도 탑건이 됐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는다"는 이 대위는 "오늘의 영광은 조국과 공군에 더욱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분발하라는 채찍질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부족한 면을 하나씩 채워 나가 탑건이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는 전투조종사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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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한진기자 shj@newsis.com